> 덕적도
신이 만들어 준 선물_덕적면
덕적면(德積面)은 42개의 유‧무인도가 펼쳐져 있어 덕적군도德積群島라 부른다. 섬의 수가 많은 만큼 다양한 이색 볼거리가 있어 옹진해변의 지존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많은 섬들 중에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중심이 되는 섬 덕적도를 비롯하여 소야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 문갑도, 선미도가 있다. 덕적도는 마치 7개의 자식들을 품고 있는 듯한데 크기 면에서도 그렇지만 자식 섬으로 가려고 하면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먼저 덕적도에 도착 후 다른 배로 갈아타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굴업도가 폭발적적인 관심을 끌면서 주말에는 덕적도를 비롯하여 덕적도의 유인도 섬들이 모두 미리 배편 예매를 하지 않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서해바다의 지존_덕적도
인천항에서 약 70Km떨어져 있는 덕적도(德積島)는 쾌속선을 타고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섬으로 서해안의 흩어져 있는 작은 섬들을 잇는 중심 섬이다.
덕적도는 예로부터 교육열이 매우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조선시대 연산군 시절 사화를 피해 낙향하거나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선비들이 덕적도에 저마다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쳤고 그 이후 ‘덕적도에 가면 아는 체를 하지 마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덕적도는 섬이지만 아직도 유식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덕적도(德積島)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덕을 쌓은 섬’이라는 뜻이 되지만 이 섬의 원래 이름은 덕물도德物島, 득물도得物島, 인물도仁物島로 덕, 득, 인은 모두 ‘크다’라는 우리말을 차음해서 한자로 옮긴 것이고 ‘물’은 소리만 따서 物(물)로 표기해 ‘큰물섬’이라는 우리말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덕적도란 큰 물, 깊은 물에 있는 섬이라고 풀이 할 수 있다. 그렇듯 덕적도는 수심이 깊고 해안선이 좋아 일찍부터 어업이 발달했고 한 때는 수천 척의 어선들이 몰리는 민어파시民魚波市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덕적도의 절경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덕적도의 도우선착장에 도착하면 마을버스가 덕적도 배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 우선 비조봉(해발 292m)에 올라 소야도, 문갑도, 선갑도, 굴업도 등 올망졸망한 주변 섬들을 감상하고 등산로를 따라 해당화가 곱게 핀 서포리 해변으로 내려와 드넓은 백사장을 걸어보자.
빨강색 우체통이 맞아주는_ 도우선착장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덕적도는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이 도우선착장이다. 차도선을 타면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덕적도로 가는 여객선을 타는 곳은 인천항 여객터미널과 방아머리선착장 두 곳이 있다) 덕적도의 선착장에는 특이하게도 ‘덕적도 사랑의 우체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뭘까? 빨강색 우체통에 다가가 보니 진짜 우체통이다. 육지에 두고 온 가족이나 연인이 그리워지는 섬에서 발견한 우체통이라 더욱 반갑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섬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보내는 것도 낭만적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선착장에서는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버스가 없는 섬들도 많이 있으니 섬여행에서 만나는 버스는 여행자에게 제일 반가운 친구다. 덕적도는 능동자갈해변까지 가는 북리행과 서포리행 두 대의 공영버스가 하루 평균 9회 운행해 섬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선착장을 나서면 커다란 민어民魚를 들고 있는 어부상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수천 척의 어선들이 몰리는 민어파시가 열렸을 정도로 북적이던 덕적도였다. 그 시절의 영화를 기억해 달라는 듯 민어를 들고 서 있는 씩씩한 어부를 보면서 다시 민어들이 덕적도로 몰려오기를 바래본다. 도우선착장 주변에는 식당, 커피전문점, 슈퍼 등이 모여 있다. 집에서 출발할 때 빠뜨린 여행 필수품이 있다면 선착장에서 구입하고 덕적도 여행을 시작하자.
서해바다 제1의 해변_ 서포리해변
덕적도의 서쪽에 위치한 서포리해변은 서해안에서 제1의 해변으로 손꼽히는 스타 해변이다. 그 명성만큼 30만평 규모의 드넓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주변은 200년이 넘는 해송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이런 멋진 해안 풍경은 영화 ‘고양이 장례식(2015, 강인, 박세영 주연)’을 통해 스크린에 담겨졌다. 배우 박세영은 안터뷰에서 “촬영시기가 추운 겨울이어서 섬을 오고가며 촬영하느라 힘들었지만, 아름답고 감성적인 섬 풍경을 관객들에게 화면으로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라고 덕적도에서의 촬영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서포리해변의 갯바위에서는 낚시를 던지자마자 우럭과 놀래미가 올라와 낚시꾼들을 즐겁게 해주고 해변 뒤편에는 서포리 소나무 숲 산책로가 있다. 수백 그루의 적송 군락에서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서포리 소나무 숲은 2010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어울림상’을 수상했다. 서포리해변에서는 캠핑도 가능한데 많은 수요를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해야 이용 가능하다. 해변 동쪽에 있는 서포리 선착장으로 가면 섬을 드나드는 육지 사람들을 검문하는 듯 보이는 투구바위가 있다. 우뚝 선 바위 정상에서 소나무 한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바위의 모양이 투구를 쓰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바닷가 풍경을 만끽하였다면 이제는 서포리해변에서 시작하는 약 1.2km의 거리의 등산로를 따라 비조봉으로 올라가 보자. 시원한 바닷바람을 타고 가볍게 올라 갈 수 있는 등산 코스이다.
갯바위 낚시를 즐길 수 있는_소재해변
소재해변은 도우선착장에서 성황당고개를 넘어가면 만날 수 있다. 소재해변의 명물은 바닷가 쪽으로 보이는 조그마한 바위섬이다. 바닷가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 사이로 소나무가 자라고 서해안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에메랄드처럼 맑고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갯바위 낚시를 즐길 수 있고 바지락 등 조개류가 많아 조개캐기 체험도 가능해 가족단위 휴양지로 적합한 해변이다.
낙조가 아름다운 해변_능동자갈해변
도우선착장에서 8km 떨어진 곳에 꼭꼭 숨어있는 능동자갈해변은 까만 호박돌이 깔린 자갈해변이다. 썰물에 밀리고 밀물에 떠밀려 모난 구석이 없이 반질반질하게 된 호박돌들이 바다 속까지 깔려 있어 맨발로 걸으면 자연스레 지압효과를 볼 수 있고 자갈을 밟으며 해수욕을 하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자갈해변에 여름이 찾아오면 언덕마다 빨갛게 해당화가 피어나고 왼쪽 언덕에서 자라는 아카시아나무 향기가 좋다. 또한 입구에 있는 갈대숲은 자갈해변과 어울려 여행자의 감성을 흔든다.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해가 지는 일몰이다. 연인과 함께 덕적도에 왔다면 능동자갈해변의 낙조 풍경을 놓치지 말자. 해변 한 쪽에는 장군바위가 우뚝 서 있고 매를 닮은 큰 바위와 나무같은 바위들이 있어 신기함을 더해준다. 물이 많이 빠지는 날에는 큰 바위 틈에서 주먹만 한 소라를 주울 수 있다.
푸른 바다를 품고 있는_ 밧지름해변
밧지름해변은 비조봉 바로 아래에 있는 해변으로 규모는 작지만 한적하고 경사가 완만하며 수심이 1,5m 정도여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곱고 깨끗한 황금빛 모래사장에서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수백 년 된 해송 600여 그루에서 솔바람이 불어와 상쾌함을 더해준다. 여름철에 피어나는 해당화는 어린 시절 동요를 떠올리게 해 저절로 추억에 젖게 해준다. 해변을 걸으며 예쁜 조개껍질을 골라보고 갯바위 주위에서 소라, 게 등을 잡는 즐거움도 크다. 해변 왼쪽에는 갯바위 낚시로 유명한 큰 여(나무가 자라지 않는 암초)와 작은 여가 차례로 절경을 드러낸다.
덕적군도 비경 포인트_ 비조봉
덕적도에는 높이 292m의 비조봉飛鳥峯이 우뚝 서 있다. 비조봉은 수백 년 된 적송림과 정상 부근에 장엄한 암벽이 펼쳐지는 산세로 유명하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고개 하나를 넘거나 공영버스를 타고 면사무소서 내려 섬마을 골목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농협 덕적지소가 나온다. 바로 그곳에 비조봉으로 향하는 등산로 길이 시작된다. 적송, 소사나무, 굴참나무 등이 우거진 산길을 1시간 정도 올라가면 비조봉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사방 탁트인 덕적군도 전경이 펼쳐진다. 비조봉 정상은 안개가 자주 끼는 곳으로 유명한데 안개가 걷히는 순간의 경관이 너무도 신비스러워 탄성이 절로 나온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서포리해변 또는 밧지름해변으로 갈 수 있는 두 길이 있다.
민어파시로 번창했던 북리항
연평도가 조기파시波市로 이름을 떨치던 시절에 덕적도 북리항은 민어파시로 성시를 이루었다. 그 당시에는 덕적도 앞바다가 민어의 산란장이었기 때문이다. 1937년의 북리항은 수천 명의 어업 종사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번창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모래채취와 남획으로 인해 덕적도에서 더 이상 민어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지금은 꽃게잡이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포구를 밝히는 북리등대와 북리 파시촌만이 그 당시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_ 섬마을 학교 3.1운동 기념비
1919년 4월 9일 진리 해변에 위치한 덕적초중고교에서 100여명의 덕적도 주민들이 모여 만세삼창을 하면서 독립만세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섬마을에 일본경찰들이 들어와 피비린내 나는 검거가 시작되었다. 대한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이들을 기리기 위해 3.1운동 60주년이 되던 1979년에 덕적도에 기념비를 세워 그 뜻을 기리고 있다.
사진 및 글 제공: 양소희 작가님